난소 나이와 AMH 수치가 임신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 낮은 AMH와 임신율의 관계, 낮아진 AMH를 높이는 방법은 있을지도 살펴보겠습니다.
목차
들어가기 앞서
AMH는 난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난소의 예비력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입니다. 흔히 난소 나이를 나타낸다고 하는 이 AMH는 난임 시술을 진행할 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자연 임신과 시험관 시술에서 둘의 의미는 같을까요? 임신과 관련된 AMH에 관한 몇 가지 궁금증을 이 시간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AMH 수치가 임신에 미치는 영향
먼저 시험관 시술을 할 때 AMH 수치가 임신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AMH 수치는 난소의 나이를 나타내는 지표로써 난자의 양을 반영합니다. 그렇다면 난소의 나이가 많으면 임신이 되기 어려운 것일까요?
먼저 자연임신과 시험관 시술의 차이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자연임신은 한 번의 생리주기에 한 개의 난자만 배출되고, 그 난자와 정자가 만나서 수정되어 착상하는 과정입니다. 이때는 AMH 수치보다는 여성의 실제 나이가 더 중요한 요인입니다. 왜냐하면 여성의 실제 나이가 증가할수록 수정 능력과 착상 능력이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험관 시술은 다릅니다. 시험관 시술은 약물을 통해 과배란을 유도하여 한 번에 여러 개의 난자를 채취하고, 그중에서 질 좋은 배아를 선택하여 자궁에 이식하는 과정입니다. 이때는 AMH 수치가 더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왜냐하면 AMH 수치가 높으면 과배란 유도에 더 잘 반응하여 더 많은 난자와 배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험관 시술뿐만 아니라 과배란을 해야 하는 자연 임신 시도나 인공수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연임신에서는 AMH 수치가 임신 성공률과 크게 관련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험관 아기와 같은 시술에서는 AMH 수치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즉, 자연임신에서는 '질’이 중요하고, 시험관 시술에서는 '양’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AMH 수치와 임신율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여러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AMH 수치가 높을수록 임신율도 높습니다. 예를 들어 35세 이하의 여성 중에서 저 AMH(0.5 ng/mL 이하)인 경우 시험관 시술 성공률은 28~41% 정도였지만, 정상 AMH(2~5 ng/mL)인 경우 시험관 시술 성공률은 50% 이상일 수 있습니다.
AMH 수치는 자연임신율을 반영하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자연임신율은 나이가 더 잘 반영합니다. 하지만 AMH는 시험관아기 시술 시 과배란 유도에 대한 반응을 예측할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이를 예측하는 중요한 인자로 사용되며 수치가 높을수록 더 높은 임신율과 관계가 있습니다.
낮은 AMH가 임신율을 떨어뜨릴까요?
난소 나이가 많다고 하면 임신이 어렵다는 말을 병원에서 들어보셨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간략하게 설명한 것이고 정확하게는 아닙니다. AMH가 낮은 경우에는 보통 다른 문제들이 함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나이가 많거나 자궁내막증이 있는 경우입니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임신이 힘들었고, AMH가 낮아진 것은 그 결과일 뿐입니다.
AMH는 '난자의 양 (quantity)'만을 나타내는 수치로써 '난자의 질(quality)'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그래서 AMH 수치가 높다고 해서 자연임신율이 높고, AMH 수치가 낮다고 해서 자연임신율이 낮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AMH가 정상 범위 내에 있다면 '과배란유도’를 통해 여러 개의 난자를 얻을 수 있고, 그중에서 질 좋은 배아를 선택할 수 있으므로 임신율이 올라갑니다. 또한 냉동 배아도 만들어질 가능성이 커져서 나중에 임신할 기회도 늘어납니다.
따라서 AMH가 낮은 것 자체가 임신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난소 나이는 젊어질 수 있을까요?
AMH 검사를 받아보면 난소의 노화 정도를 알 수 있습니다. 난소 나이를 되돌리는 방법은 없을까요? 예를 들어 어떤 분이 46세였던 난소 나이가 1년 만에 41세로 줄었다고 한다면 이분은 1년 동안 5살이나 젊어진 것일까요? 그건 아닙니다. AMH 수치도 오차가 있습니다. 검사하는 기관이나 장비, 혈액 채취 상태 등에 따라서 오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AMH 수치가 1 미만이면 오차 범위가 더 크다고 합니다.
난소 나이는 젊어지지 않습니다. 여성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개수의 원시난포를 가지고 있으며, 출생 전후부터 폐경까지 계속 줄어듭니다. 만약 난소 나이가 젊어졌다면 이전 검사나 이번 검사의 실수일 가능성이 크므로 초음파 검사 등으로 난소의 실제 상태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난자의 개수나 품질은 운동이나 특정 음식, 약물로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운동을 많이 하면 난자가 잘 자란다는 소문을 들으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과체중인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로, 체중감량으로 자연적으로 배란주기가 정상화되고 난포가 잘 발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마른 체형의 난소 기능 저하 환자들은 운동을 과도하게 하면 오히려 폐경이 빨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항산화제나 DHEA와 같은 영양제도 기적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영양제들은 이미 존재하는 난자의 품질을 조금 개선하거나 소모되는 속도를 늦추는 역할일 뿐, 사라진 난자를 되돌리거나 새로운 난자를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음식이나 한약도 소멸한 난자를 되살리거나 생성해주는 효능은 없습니다. 이런 것들은 모두 근거 없는 주장들일 뿐입니다.
고령이면서 AMH가 낮으면 임신이 안 될까요?
고령이면서 AMH 수치가 거의 0인 여성도 임신할 수 있을까요? AMH 낮아도 고령인 여성분 역시 충분히 임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분들보다 임신하기까지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시험관 시술을 시도하게 되겠지만 임신할 수 있습니다. 난소 기능 저하는 사람마다 다르며 여러 요인에 따라 예후가 달라집니다.
AMH 수치가 거의 0에 가깝더라도 생리주기가 정상적이고 난포 자극 호르몬(FSH) 수치가 적절한 여성분들은 임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나 여성의 나이가 만 35세 이하라면 너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30대 중반에서 30대 후반의 난소 기능 저하 여성분들은 난자의 질 저하 때문에 임신율이 감소합니다. 하지만 매달 규칙적으로 배란이 일어난다면 시험관 시술을 통해 성공적인 임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미리 포기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반면 난포 자극 호르몬(FSH) 수치가 40IU/L 이상으로 상승하는 경우는 담당 의사와 상담하고 시험관 시술을 적극 시도해야 합니다. 고령자이면서 AMH 수치가 거의 0일 때에는 정상 여성분보다 과배란 유도 약물에 반응이 약하고 얻을 수 있는 난자 개수도 적으며 때로는 난자가 잘 성장하지 못해서 주기를 취소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도전한다면 언젠가는 건강한 난자를 얻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이런 과정은 힘들고 길어질 수 있습니다만 이렇게 얻은 난자로 만든 아름다운 배아를 통해 결국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다시 말해서 인내심과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 생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한 번도 임신 검사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받아본 적 없던 분 중에서 갑자기 임신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러므로 고령이면서 AMH 수치가 낮아도 너무 실망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마치면서
지금까지 AMH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AMH 검사는 난소의 노화 정도를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유용한 검사입니다만 이것만으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AMH 수치가 낮다고 해서 반드시 임신할 수 없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AMH 수치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임신이 쉬운 것도 아닙니다.
이 글이 여러분께서 아기를 만나는 과정을 조금이라도 쉽고 행복하게 해주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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