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테스트기에 두 줄이 떴는데 생리가 시작되면 화학적 유산(화유)일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화학적 유산의 증상과 원인, 보조생식술과의 연관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목차
들어가기 앞서
임신 테스트기에 두 줄이 나왔다가 사라지면 화학적 유산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것은 부분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정확한 정의는 아닙니다.
오늘은 화유라고도 하는 화학적 유산의 징후와 발생 원인, 화학적 유산의 긍정적인 측면, 부정적인 측면 등에 대해 알아보고 인공수정 혹은 시험관 시술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도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유산의 종류
유산이란 임신 20주 이전에 태아가 자연적으로 사망하고 배출되는 현상입니다. 유산의 종류에는 화학적 유산, 초기 유산, 후기 유산, 계류 유산, 절박 유산, 습관성 유산 등이 있습니다.
화학적 유산은 임신 호르몬인 베타 hCG 호르몬 검사는 양성이지만 초음파에서 태아가 보이지 않고 사라지는 경우를 말합니다. 대부분 염색체 이상, 착상하기 어려운 자궁 환경으로 인한 착상 장애, 호르몬 불균형, 면역 문제 등이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나이가 많거나 자궁에 이상이 있거나 염색체에 변이가 있어서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전문가들도 화학적 유산이 일어나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화학적 유산은 생리처럼 흘러나오기 때문에 임신 테스트를 하지 않으면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 유산은 임신 10~12주 이내에 태아가 사망하고 배출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대부분은 태아 측이 원인이며 염색체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후기 유산은 12주 이후에 발생하는 경우를 말하며 산모 측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자궁 기형이나, 자궁 경부 무력증, 자궁 질환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산모의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기저 질환도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계류 유산은 태아가 사망한 채로 자궁 안에 남아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보통 임신 8주 전에 많이 발생하며 염색체 이상이 주된 원인입니다. 계류 유산은 소파술을 통해 임신 부산물을 제거해야 합니다.
절박 유산이란 임신 20주 이전에 자궁 경부가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질 출혈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때 태아의 심장박동이나 발달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출혈이 멈추면 임신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때에 따라서는 유산이 계속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습관성 유산은 3회 이상 연속으로 유산을 겪는 경우를 말합니다. 자궁 내막 조직검사나 염색체 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파악해야 합니다.
화학적 유산의 정의
화학적 유산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초기 임신과 소실에 대한 의학적인 정의를 알아야 합니다. 논문을 보면 임신은 영상학적이나 조직학적으로 증명될 수 있는 경우에만 의학적으로 인정됩니다. 영상학적이란 초음파로 자궁 안에 태아와 태반이 보이는 것을 말하고, 조직학적이란 태아와 태반의 조직 등을 병리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궁 안에 태아와 태반이 잘 보이는 임신은 쉽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임신이 진행되다가 출혈과 함께 배출되면 유산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초음파로도 보이지 않고, 병리 검사로도 확인할 수 없는 임신이 소실되는 때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비가시적 임신 소실이라고 부르고, 여기에 화학적 유산도 포함됩니다.
화학적 유산은 눈에 보이지 않는 유산입니다. 피검사나 소변검사로 임신 호르몬(hCG)의 수치가 감소하는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초음파를 하기도 전에 소실되면 화학적 임신, 초음파를 했지만 보이지 않고 임신 호르몬이 감소했다면 비가시적 임신 소실로 보고 있습니다. 아직 모든 의사가 동의하는 표준화된 정의가 없어서 화학적 유산을 정의하는 기준은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화학적 유산의 징후
임신 중 화학적 유산의 징후로는 입덧의 사라짐과 소변 테스트기가 흐려지는 것이 일반적으로 언급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만으로는 화학적 유산을 확실하게 진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입덧은 정상적으로도 사라지는 경우도 많고 소변 테스트 역시 기준으로 삼을 만한 객관적인 지표가 없으므로 이 증상들로만 유산인지 아니면 그냥 일시적인 변화인지를 판단하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화학적 유산의 징후로는 질 출혈과 복통, 발열 등의 증상도 있을 수 있습니다. 출혈은 빨간색이며 생리양보다 적으며, 복통은 생리통과 비슷하거나 약간 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 역시 임신 초기에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이를 가지고 화학적 유산을 확실히 진단하기는 마찬가지로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들이 있다면 병원에 내원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화학적 유산의 발생
화학적 유산은 어떤 과정으로 일어나는 것일까요? 배아가 자궁 내막에 파고들기 시작하면 임신 호르몬인 hCG를 분비하게 됩니다. 시험관 시술을 받았다면 난자 채취 후 약 12일 정도 지나면 혈액에서 hCG가 검출될 수 있습니다.
hCG의 수치가 최소 5IU 이상이라면 배아가 자궁 내막에 부분적으로라도 착상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hCG의 수치가 정상적으로 증가하지 않거나 감소하게 되면 화학적 유산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보통 초음파로 배아의 심장박동을 확인할 수 있는 임신 1,000~1,500IU 정도의 hCG 수치에 도달하기 전에 감소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학적 유산의 긍정적인 측면
화학적 유산은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화학적 유산의 긍정적인 면 중 하나는 배아가 자궁 내에서 성장하고 착상을 시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난임 치료를 받는 여성들에게 희망의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3일 배양 이식 배아의 경우, 적어도 한 개의 배아가 5일 포배기 배아로 자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긍정적인 면은 화학적 유산이 다음 임신을 위한 좋은 전조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 연구에서 화학적 유산을 한 번 겪은 여성들이 한 번도 겪지 않은 여성들보다 정상 임신과 출산의 확률이 높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이는 화학적 유산이 배아의 염색체 이상이나 면역학적 문제와 같은 원인보다는 우연한 사고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화학적 유산의 긍정적인 면은 자연적인 방법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수술로 인한 부작용이나 합병증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자궁 내막이 손상되지 않기 때문에 다음 임신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화학적 유산의 부정적인 측면
화학적 유산의 부정적인 면은 임신에 성공한 것 같았는데 갑자기 임신이 끊어진다는 점입니다. 이때의 실망감과 충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더는 임신을 시도하지 않거나, 보조생식술을 중단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화학적 유산을 경험한 후에 시험관 시술을 그만두는 부부가 많다고 합니다.
화학적 유산은 배아의 염색체 이상이나 면역학적 문제 등으로 자궁에 착상하지 못하는 현상입니다. 따라서 한 번 두 번 정도는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계속해서 발생한다면 습관성 유산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습관성 유산은 자궁 기형이나 염색체 이상, 호르몬 불균형 등 다양한 원인 탓에 임신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러므로 화학적 유산이 반복되면 산부인과에서 정밀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보조생식술과 화학적 유산의 관계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시술 등의 보조생식술을 받은 여성들이 화학적 임신이나 화학적 유산의 위험에 더 노출되는 것은 아닐까요? 화학적 임신이나 유산은 보조생식술 때문에 더 자주 일어나거나 유발되는 것이 아닙니다. 결혼 전이나 임신 계획이 없던 때에는 생리가 조금 늦게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넘겼던 일들이 사실은 화학적 유산의 과정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임신에 성공하기 위해 평소와 달리 임신 테스트기나 혈액 검사 등을 통해 임신 여부를 확인하고, 생리가 시작하기 전부터 집이나 병원에서 결과를 꼼꼼하게 관찰하기 때문에 화학적 유산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시험관 시술을 받은 여성들과 자연 임신한 여성들을 비교했을 때, 오히려 시험관 시술을 받은 여성들의 화학적 유산 발생률이 더 낮게 나오기도 했습니다.
습관성 유산에 화학적 유산도 포함되는가요?
화학적 유산이 여러 번 반복되어도 습관성 유산으로 분류할 수 있을까요? 습관성 유산은 3회 이상 원인불명으로 유산을 반복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러나 기존의 습관성 유산 진단 기준에서는 화학적 임신은 제외되었습니다. 왜냐하면 화학적 임신은 임신의 정의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습관성 유산을 경험한 여성들의 과거 유산력을 조사해보니 임상적 유산은 약 58%, 화학적 유산은 약 38%로 나타났습니다. 즉, 화학적 유산의 비율도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임상적 유산은 다음 임신에서 생존아 출산율에 약 13% 정도의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화학적 유산은 약 10% 정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는 임상적 유산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3번 모두 임상적 유산을 한 그룹과 화학적 유산을 포함한 3회 이상 유산한 그룹의 다음 임신에서의 생존아 출산율은 각각 82%, 88%로 나타났습니다. 이 결과는 반복된 화학적 유산이 다음 임신의 예후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습관성 유산의 범주에 화학적 유산이 포함되지 않습니다만, 향후 연구가 이러한 결과를 지속해서 입증한다면 습관성 유산의 진단 기준에 화학적 유산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임신테스트기로 화학적 유산이 반복될 때
임신테스트기에 두 줄이 떴다가 사라지는 일이 여러 번 있었다면, 화학적 유산을 반복하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집에서 사용하는 테스트기는 오차가 있을 수 있고, 출혈과 함께 가짜 양성 반응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테스트기에 두 줄이 떴다고 해서 바로 반복 유산이라고 진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두 줄이 떴다면 병원에서 혈액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하게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면서
화학적 유산은 예방하기가 힘듭니다. 이는 산모의 잘못이 아니므로 너무 슬퍼하거나 자책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유산이 반복되지 않도록 건강한 몸과 강한 마음을 만들어서 다음 임신을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화학적 유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 블로그를 통해 임신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으시고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의 행복한 모성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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