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배란을 위해 투여되는 난포 자극 호르몬(FSH)과 황체호르몬(LH), 인체폐경 성선자극호르몬(hMG) 그리고 조기 배란을 막기 위해 사용되는 배란 억제제에 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목차
들어가기 앞서
과배란이란 여성의 난소에서 한 달에 하나만 배출되는 난자를 여러 개 만들도록 자극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은 시험관 시술과 같은 난임 치료 방법에서 임신 성공률을 높이는 데 필요합니다.
과배란을 위해 여러 가지 약물이 사용됩니다. 가장 흔한 약물은 난포 자극 호르몬(FSH)과 황체 호르몬(LH)입니다. FSH는 난포의 성장을 촉진하고, LH는 난포의 성숙과 배란을 돕습니다. 이 두 호르몬은 혼합된 형태로 주사되기도 하고, 따로 주사되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조기 배란을 막기 위해 성선자극호르몬 분비 호르몬 작용제나 억제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런 약물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난포 키우는 주사
난포를 키우기 위해서는 호르몬 주사가 필요합니다. 시험관아기나 인공수정을 시도할 때는 여러 개의 난포를 동시에 성숙시키기 위해 주사제를 사용합니다. 또는 클로미펜이나 페마라 같은 약물로 배란 유도가 잘되지 않을 때도 주사제를 통해 배란 유도를 할 수 있습니다.
난소는 생리주기에 따라 난포의 성장과 성숙, 배란, 황체형성과 퇴화 등의 단계를 거칩니다. 이때 뇌하수체에서 나오는 난포 자극 호르몬(FSH)과 황체 호르몬(LH)이라는 호르몬들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호르몬들은 난포기에 많이 분비됩니다. 난포기란 생리가 시작되고 배란이 일어나기 전까지의 기간을 말합니다.
난포 자극 호르몬은 난소에서 여러 개의 난포를 동원하고 선택하여 우성 난포가 되도록 합니다. 우성 난포란 배란할 수 있는 가장 큰 난포를 말합니다. 반면에 황체 호르몬은 우성 난포를 유지하고 최종적으로 성숙하고 배란하도록 합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난포 자극 호르몬은 난포의 수를 늘리는 역할을 하고, 황체 호르몬은 난포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연적으로는 한 달에 이 우성 난포 하나의 난자만 배란이 되지만, 이런 주사를 통해 여러 개의 난자를 동시에 배란시켜 임신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는 난자를 조기에 당겨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배란 주기 동안 배란에 실패하고 사라지는 난자를 되살리는 것입니다. 즉, 퇴행성 난포를 고르게 성장시켜 여러 개의 난자를 얻는 것이 원리입니다.
이런 원리에 따라 다양한 주사제들이 만들어졌고, 시험관 시술이나 인공 수정 시에 사용하여 난소를 자극합니다. 과배란 유도 주사에는 FSH 제제, LH 제제, 그리고 FSH와 LH가 혼합된 hMG(인체폐경 성선자극호르몬) 제제 등이 있습니다.
인체폐경 성선자극호르몬(hMG)은 폐경기 여성의 소변에서 추출한 주사제로, 난포 자극 호르몬과 황체 호르몬이 일정 비율로 혼합되어 있습니다. 이 주사제는 1950년대에 처음 개발되어 안전하게 오랫동안 사용됐습니다. 하지만 난포 자극 호르몬과 황체 호르몬 이외에도 여러 가지 단백질이 함께 들어있어서 면역 반응과 관련된 국소 통증이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험관 시술 시에는 뇌하수체에서 나오는 호르몬이 아니라 정제된 FSH, LH, hMG 주사를 직접 주입하여 난소를 자극하게 됩니다.
난포 키우는 주사의 종류
난포를 성숙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호르몬 주사제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FSH라는 호르몬만 들어있는 약제로는 고날에프, 폴리트롭, 폴리몬, 포스티몬, 퓨레곤, 고나도핀, 에론바 등이 있습니다. LH라는 호르몬만 들어있는 약제로는 루베리스가 있습니다. FSH와 LH라는 두 가지 호르몬이 섞여 있는 인체 폐경 성선자극호르몬 약제로는 메리오날, IVF-M, IVF-M HP, 메노푸어, 퍼고베리스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어떤 약제를 얼마나 많이 주고 어떻게 조합해서 사용할지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달라집니다. 어떤 방식이 최선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의사마다 견해가 조금씩 다릅니다. 나이나 난소기능, 이전에 사용한 약에 대한 반응 등을 고려해서 결정하게 되므로,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걱정하지 마시고 담당 의사와 충분히 상담하고 진행하시면 됩니다.
과배란 유도 주사를 맞으면 대부분 큰 부작용 없이 잘 견디실 수 있지만, 개인차에 따라 주사 부위에 통증이나 붓기, 가려움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두통이나 피로감, 현기증, 구역질, 설사, 복부 팽만감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일도 있습니다. 특히 30세 미만의 젊은 여성이나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있는 분이면 난소 과자극 증후군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증상을 주의하여 관찰하셔야 합니다.
조기 배란 억제제
과배란 유도 주사는 난포의 성장을 촉진하고 여러 개의 난자를 만들기 위한 주사입니다. 하지만 이 주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빨리 성숙한 난자가 배란이 되어 버리면 난자 채취 시기를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과배란 유도 주사와 함께 조기 배란 억제제라는 다른 주사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 주사는 난포가 적절한 크기에 도달할 때까지 배란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조기 배란 억제제에는 성선자극호르몬 분비호르몬 효능제와 성선자극호르몬 분비호르몬 길항제 두 가지가 있습니다. 효능제는 뇌하수체에서 성선자극호르몬을 분비하는 것을 억제하고, 길항제는 성선자극호르몬이 난소에 작용하는 것을 차단합니다. 효능제는 장기 요법에 사용되고, 길항제는 단기 요법에 사용됩니다.
성선자극호르몬 분비호르몬 효능제
성선자극호르몬 분비호르몬 효능제는 장기 요법에 사용되는 조기 배란 억제제입니다. 이 효능제는 GnRH agonist라고 합니다. 이 약은 GnRH와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어 처음에는 GnRH와 비슷하게 작용하여 FSH와 LH의 분비를 촉진합니다. 그러나 오랜 기간 사용하면 뇌하수체의 민감성을 변화시켜서 오히려 FSH와 LH의 분비를 억제합니다. 배란 직전에는 황체 호르몬(LH)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LH 급등(LH surge)이 일어나야 하는데 이 LH 급등을 막아 배란을 일어나지 않게 합니다.
이 약은 생리 시작 전부터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해서 투여 기간이 길고 이에 따라 장기 요법의 이름이 유래되었습니다. 루크린, 수퍼팍트, 데카펩틸, 로렐린 등이 이 약의 대표적인 종류입니다. 이 약의 장점은 난포가 비슷한 크기와 성숙도로 자라게 해주고(난포의 동조화), 난자의 질을 높여준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난자 채취 시기를 잘 정할 수 있고, 좋은 난자를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성선자극호르몬 분비호르몬 길항제
조기 배란을 막는 또 다른 억제제는 GnRH antagonist, 성선자극호르몬 분비호르몬 길항제입니다. 이 길항제는 GnRH의 작용을 차단하여 뇌하수체에서 FSH와 LH를 분비하지 못하게 합니다. 따라서 GnRH antagonist를 투여하면 LH 급등을 막아 조기 배란도 억제할 수 있습니다.
길항제는 단기간 사용하는 요법으로, 효과가 빠르게 나타납니다. 생리가 시작한 후에 난포의 크기가 13~14mm 정도 될 때부터 투여하기 시작합니다. 그전에는 난포를 자극하는 주사를 먼저 사용합니다. 길항제를 사용하는 방식은 효능제를 사용하는 방식보다 짧은 기간 사용하기 때문에 단기 요법이라는 명칭이 생겼습니다. 주로 사용되는 주사제로는 세트로타이드, 오가루트란, 가니레버 등이 있습니다.
마치면서
이상으로 과배란을 위해 난포를 키우는 주사제와 배란 억제제에 관해 간단히 살펴보았습니다. 이 주사들은 난임 치료의 첫걸음이자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난임으로 힘들어하시는 분들께 조금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난임 치료는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포기하지 마시고 희망을 품고 임하시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과배란 유도 주사를 통해 건강한 난자를 채취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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