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임신의 위험성과 난임 시술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시험관 시술로 다태아를 임신하는 경우의 수와 주의사항, 착상과 배아 이식에 대한 정보도 소개합니다.
목차
들어가기 앞서
난임 치료를 받는 분 중에는 쌍둥이를 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나이가 들어 시간이 없고, 힘든 육아를 한 번에 끝내고 싶고, 쌍둥이가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쌍둥이 임신은 한 아이 임신보다 많은 위험과 고생을 수반합니다. 왜 쌍둥이 임신을 피해야 하는지 이번 글에서 알아보겠습니다.
쌍둥이 발생 확률
쌍둥이는 자연임신에서 얼마나 자주 발생할까요? 쌍둥이가 태어날 확률은 전체 임신의 약 1%로 매우 낮습니다. 이 숫자는 일란성과 이란성을 모두 포함한 것으로, 일란성 쌍둥이는 0.4% 정도이고, 이란성 쌍둥이는 0.6% 정도입니다.
일란성 쌍둥이는 하나의 난자와 하나의 정자가 결합한 후에 수정란이 두 개로 분열하여 생기는 경우입니다. 이란성 쌍둥이는 두 개의 난자가 각각 다른 정자와 결합하여 생기는 경우입니다. 이란성 쌍둥이는 과배란 약을 복용하거나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시술과 같은 보조생식술을 받았을 때 훨씬 더 자주 발생합니다. 보조생식술은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개의 수정란을 자궁에 이식하기 때문에 이란성 쌍둥이 임신 가능성이 최대 50배나 높아집니다.
1970년대부터 보조생식술의 발달로 세계적으로 쌍둥이 임신 비율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특히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2011년에 전체 임신의 약 3~4%가 쌍둥이 임신이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이란성 쌍둥이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에 태어난 쌍둥이 중 성별이 다른 남매 쌍둥이 비율은 28.4%였지만, 2019년에는 39.8%까지 늘었습니다. 이것은 보조생식술의 영향으로 추정됩니다.
인공수정과 쌍둥이
인공수정이란 난자와 정자를 체외에서 결합하지 않고, 여성의 자궁 내에 정자를 직접 주입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면 인공수정을 하면 왜 쌍둥이 임신 확률이 증가할까요?
인공수정을 하면 쌍둥이 임신의 확률이 높아지는 이유는 배란 유도 과정 때문입니다. 인공수정을 하기 전에는 보통 클로미펜이나 페마라 같은 약을 복용하거나 성선 자극 호르몬 주사제를 맞아서 여러 개의 난자가 자라게 합니다. 이렇게 과배란이 되면 두 개 이상의 난자가 배란이 되고, 그 중 일부가 정자와 수정되어 착상하면 이란성 쌍둥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배란 유도제 클로미펜과 페마라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아래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인공수정에서 쌍둥이 임신이 발생하는 비율은 약 31%로 자연임신에서 쌍둥이가 발생하는 비율인 1~2%보다 훨씬 높습니다. 이 중 대부분은 이란성 쌍둥이로, 두 개의 난자가 각각 다른 정자와 결합한 경우입니다.
인공수정에서는 정액을 자궁 내에 넣어주고 나면 수정과 착상은 자연스럽게 몸 안에서 일어나므로 의료진이 제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시험관 시술보다 인공수정에서 다태 임신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인공수정을 할 때에는 자라나는 난자의 수를 잘 관찰하고, 너무 많은 난자가 자라면 시술을 취소하기도 합니다. 이는 다태임신을 예방하려는 조치이기도 하고, 다태임신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줄이려는 조치이기도 합니다.
다태임신은 단태임신보다 유산, 조산, 태아 성장 부전, 전자간증 등의 위험이 큽니다. 인공수정은 난임 부부에게 임신의 기회를 제공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인공수정을 할 때에는 쌍둥이 임신의 가능성과 그로 말미암은 위험성을 잘 숙지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쌍둥이를 원하지 않는다면 한 번에 한 개의 난자만 자라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쌍둥이를 원한다면 다태임신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사와 충분히 상담하고 건강한 임신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시험관 시술과 쌍둥이
시험관 시술(체외 수정)이란 난자와 정자를 체외에서 결합해 수정된 배아를 여성의 자궁에 이식하는 방법입니다. 시험관 시술을 하면 쌍둥이 임신의 확률이 높아지는 이유는 배아 이식 과정과 배란 유도 과정 때문입니다. 시험관 시술을 하기 전에는 보통 호르몬 주사제를 통해 여러 개의 난자가 성숙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렇게 과배란이 되면 여러 개 또는 수십 개의 난자가 채취될 수 있습니다.
채취된 난자와 정자를 체외에서 결합하면 수정된 배아가 생기는데, 이 중에서 상태가 좋은 배아를 선별하여 자궁에 이식합니다. 이때 배아 이식 과정에서 1개의 배아만을 넣어준다고 해도 일란성 쌍둥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일란성 쌍둥이가 생기는 확률은 시험관 시술과 관련이 없습니다. 하지만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두 개 이상의 배아를 넣어주는데 이때 이식된 배아가 모두 착상하면 이란성 쌍둥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시험관 시술에서 배아를 두 개 이상 넣으면 쌍둥이 임신이 발생하는 비율은 약 42% 정도입니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다태임신을 줄이기 위해 법적으로 1개의 배아만을 이식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다태아 비율
우리나라에서 다태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요? 우리나라도 과거에는 시험관 시술을 통해 쌍둥이 이상 다태아를 낳는 비율이 50% 이상까지 올랐습니다. 그러나 2010년부터 '체외 수정 시술 의학적 가이드라인’이 제정되면서 이식할 수 있는 배아의 수를 기관별로 제한하자 42%까지 줄었다고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험관 시술을 받을 때 최대로 넣을 수 있는 배아의 수는 여성 나이가 35세 미만일 때는 3~4일 배양 배아는 2개, 5~6일 배양 배아는 1개입니다. 35세 이상이면 3~4일 배양 배아는 3개, 5~6일 배양 배아는 2개입니다.
하지만 다태아 비율은 여전히 높은 편입니다. 2019년에는 총 출생아 중 다태아의 비율이 4.6%로, 전년도보다 0.4% 증가했습니다. 다태아 산모의 평균 연령은 34.5세로, 단태아 산모의 평균 연령보다 1.6세 많습니다. 난임 시술 지원 자격요건이 완화된 이후로 난임 시술 건수가 증가하고 있어서 앞으로도 다태아 비율은 계속 상승할 수 있습니다.
쌍둥이 임신을 피하는 이유
쌍둥이 임신은 산과 분야의 대표적인 고위험 임신입니다. 한 아이 임신과 비교하면 자궁 및 태아, 양수, 태반 등 부피가 과도하고 급격하게 늘어나게 되고, 임신중독증이나 임신성 당뇨병 등 합병증도 더 자주 발생할 수 있으며 산후 출혈이 많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쌍둥이를 선호하는 분들도 있지만, 임신 합병증의 위험 때문에 의학적으로 권장되는 일은 아닙니다. 쌍둥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산모를 고위험 산모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태아보험에 가입할 때도 다태아 여부를 꼭 확인하고 있습니다.
쌍둥이 임신의 대표적인 문제는 조산입니다. 조산은 임신 37주 이전의 분만을 말합니다. 한 아이 임신은 평균 임신주수가 40주입니다. 하지만 쌍둥이 임신의 평균 임신주수는 대략 37주로 조산의 위험이 큽니다. 조산은 쌍둥이 임신에서 신생아 사망의 주원인으로, 쌍둥이일 때 50% 정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태아의 심장박동이나 호흡기능이 미숙하거나 뇌출혈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피해야 합니다.
특히 일란성 쌍둥이가 태반을 공유하는 경우에는 한쪽 태아가 다른 쪽 태아에게 혈액을 너무 많이 주거나 받아서 생기는 쌍태아 수혈 증후군의 발생이 증가하는 고위험 임신이므로 많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2014년 체외수정을 통해 태어난 국내 신생아 11,597명 중 41%가 쌍둥이였습니다. 쌍둥이 임신의 조산율은 단태아 임신의 조산율보다 6배나 높고, 쌍둥이 임신으로 인한 산모나 태아의 사망률도 2~3배 높습니다. 이런 위험성을 고려하면 쌍둥이 임신은 단순히 두 배의 기쁨이 아니라 두 배의 걱정과 부담일 수 있습니다.
몇 개의 배아 이식이 유리할까요?
그렇다면 한 개 이식과 여러 개 이식을 결정해야 할 때 쌍둥이 임신의 위험을 고려했을 때 어떻게 이식을 하는 것이 좋은 선택일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물론 한 개를 이식하는 것이 쌍둥이 임신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한 개 이식을 권장합니다. 하지만 많은 난임 부부들은 빨리 성공적인 임신을 원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조산, 쌍태아 수혈 증후군, 선택 유산 등의 위험이 있다 하더라도 여러 개 이식을 위해 유혹을 떨쳐버리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여러 개의 배아를 이식하면 한 번의 시도에서 임신의 확률은 더 올라갑니다. 하지만 배아의 수가 많아질수록 임신 확률이 비례해서 증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35세 미만의 여성에게서 1개 이식과 2개, 3개, 4개 이상의 배아를 이식할 경우, 임신 확인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일 확률이 약 5~10% 정도 증가합니다. 또, 35세 이상의 여성에게서는 배아 수가 많아질수록 임신 확률의 증가 폭도 더 커집니다.
한 번의 시술에 2개 이상의 배아를 이식하는 것과 여러 번의 시술에 1개씩 배아를 이식하는 것을 비교했을 때, 임신 확률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쌍둥이를 임신할 확률은 당연히 두 개를 한 번에 이식할 때가 훨씬 높았습니다.
쌍둥이의 분만은 매우 위험하며 비쌉니다. 추가적인 시험관 시술의 부담이 있더라도 이를 되도록 피하는 것이 앞으로 쌍둥이를 분만하다 조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여 신생아 중환자실 치료 등을 감당하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생각해도 훨씬 위험을 더는 방법입니다. 쌍둥이 임신은 한 아이 임신보다 합병증이나 조산 등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마치면서
오늘은 쌍둥이의 발생 확률과 원인, 그리고 쌍둥이 임신의 위험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쌍둥이 임신은 한 번에 두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그만큼 위험도가 높습니다. 쌍둥이 임신은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많은 도전과 위험이 따르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쌍둥이를 원치 않는 부부들께서는 쌍둥이 임신을 피하려면 배아 이식의 수와 횟수를 신중하게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쌍둥이 임신을 하게 되었다면 정기적인 산전 진찰과 영양 관리, 조산 예방 등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쌍둥이 임신은 두 배 이상의 기쁨과 사랑을 가져다주는 특별한 축복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큰 도전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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